美,헤지펀드에 구제금융…연방은행 35억달러 지원

  • 입력 1998년 9월 25일 07시 39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명이 파트너(주요 자본참여자)로 참여, ‘드림팀’으로 통해온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사가 파산 직전에 몰려 23일 뉴욕 연방은행이 긴급 개입했다.

뉴욕연방은행은 이날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16개 투자은행과 금융회사로 구성된 채권단회의를 열고 채권단이 롱텀 캐피털사에 35억달러의 현금을 긴급 지원키로 결정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연방은행이 민간 금융기관의 파산을 막기 위해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은 헤지펀드의 파산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연방은행은 이 헤지펀드가 빚을 갚기 위해 보유채권을 내다 팔 경우 채권투매현상이 일어나 국제채권시장의 대폭락을 몰고올 것을 우려해 개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롱텀 캐피털사는 1천억 달러의 자산을 운영하는 미국 굴지의 헤지펀드. 주로 미 재무부 채권을 팔고 러시아 정부채권 등 ‘고수익 고위험’ 상품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왔다.

자본금의 최고 1백배를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펴온 이 회사는 최근 러시아가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

롱텀 캐피털은 솔로몬사의 채권담당 부사장 출신인 존 메리웨더가 94년 설립했으며 97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로버트 머튼 하버드대교수와 미론 숄스 스탠퍼드대교수를 파트너로 영입해 단기간에 헤지펀드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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