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이란 외교 정상화…양국 대사급 격상 합의

  • 입력 1998년 9월 25일 19시 25분


살만 루시디에 대한 현상금 철회를 계기로 이란과 영국이 외교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시킬 전망이어서 이란의 개혁 개방정책이 첫 외교적 결실을 보게 됐다.

로빈 쿡 영국외무장관과 카말 하라지 이란외무장관은 24일 유엔본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외교관계의 수준을 대사급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쿡장관은 “이란측이 루시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바꿈으로써 영국 및 유럽연합(EU)과 이란의 관계가 현재보다 훨씬 더 건설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영국은 루시디에게 사형을 선고한 ‘파트와’를 철회할 것을 이란측에 촉구해 왔으며 이란은 이번에 “명령을 내린 아야툴라 호메이니옹이 사망해 철회는 불가능하지만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은 지난해 집권한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대(對)서방 개혁 개방정책을 추진한 이래 가장 뚜렷한 외교적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 하타미대통령은 집권 이후 대내적으로 여권 신장과 언론자유 보장 등 개혁정책을 추진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조심스러운 개방노선을 취해왔다.

그는 반(反)이란 인사 테러사건에 이란이 개입돼있다는 독일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단체 철수했던 EU 12개국의 대사를 지난해 11월 복귀시켰으며 12월에는 이슬람회의기구(OIC)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정식으로 외교무대에 복귀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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