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대통령은 당초 다음달 17일부터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한 뒤 인도와 파키스탄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대신 한국과 일본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미 정부당국자는 “백악관이 이번주중 인도와 파키스탄의 방문 취소를 정식 결정한 뒤 한국과 일본 방문에 대한 본격적인 일정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클린턴대통령은 ‘일본 및 아시아경제 문제 등 정상간 협의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의 방한이 이뤄질 경우 96년 4월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제주도 정상회담 이후 2년7개월만의 한국 방문이 된다. 당시 한미 정상은 한반도 4자회담 제의에 합의했었다. 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는 6월 김대통령의 방미이후 5개월만에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한미간 주요 현안은 △한국경제에 대한 미국의 지원 △4자회담 개최 등 대북정책 공조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 재확인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클린턴대통령의 방일이 실현되면 이는 96년 4월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신안보공동선언에 조인한 이후 2년7개월만이다.
양국간 현안은 영구감세와 금융체제 개혁, 규제완화 문제 등 일본 경제회생대책 및 국제금융체제 개혁방안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동북아 안보정세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또 일본이 최근 클린턴행정부의 중국 접근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점을 의식,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아시아와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일본의 역할 분담을 강력히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일본정부는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의 방일 일정을 11월로 조정하고 있어 클린턴대통령의 11월중 일본 및 한국방문은 유동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쿄·워싱턴〓윤상삼·홍은택특파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