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불구 세계株價 일제하락…투자자 실망감 확산

  • 입력 1998년 9월 30일 19시 32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한 지난달 29일 뉴욕증시의 주가는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금리인하폭(0.25%포인트)이 기대에 못미쳤다는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확산된 때문이었다.

또 독일 프랑스가 “현재의 금리도 미국보다 낮다”며 동참에 반대한데 이어 영국도 예상을 깨고 금리 동반인하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하가 미칠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 FRB의 금리인하 발표이후 캐나다만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29일 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지수는 28.32포인트(0.3%) 떨어진 8,080.52를 기록했다. 약세가 예상되던 달러화 가치도 뉴욕외환시장에서 일본엔화 및 독일마르크화에 대해 소폭으로 올랐다.

뉴욕시장에 뒤이어 30일 열린 도쿄(東京)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3대시장에서도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금리인하에 따른 주가상승효과는 22일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금리인하 시사발언 이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뉴욕주가는 최근 4일간 200포인트 이상 올랐다.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식 및 외환시장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11월17일과 12월22일로 예정된 두 차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이번 금리인하가 가장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미 재무부 채권(TB)의 이자율을 떨어뜨릴 만큼의 효과는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자본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와 미국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이번 금리인하가 미국경제의 호황기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수요창출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수출품을 소화하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의 경제전문가와 언론들은 “미국 금리인하를 계기로 일본에 대해 경기회복을 촉구하는 미국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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