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폭락하면서 엔화환율이 1백11엔대를 기록해 전날 종가 1백20.25엔보다 9엔이상 떨어졌다.
이날 앞서 열린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환율이 1백28.20엔으로 시작해 1백22.36엔으로 폐장했다. 이어 열린 런던시장에서도 엔화의 초강세 상황이 이어져 달러당 1백12엔대로 급등했다.
세계 3대 통화의 하나인 엔화가 단 하루만에 15%가량 절상되는 ‘광란의 거래’가 일어난 것. 앞서 7일에도 엔화는 10%가량 절상됐다.
7,8일의 엔화 상승폭은 주요 통화의 고정환율제가 붕괴된 71년 이후 가장 큰 것.
국제금융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은 엔화폭등이라기 보다는 달러폭락”이라며 “경제위기가 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쳐 미국에 번지는 등 세계적 규모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뉴욕 다우존스지수도 1백5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약세로 출발했다. 이번 엔화폭등을 주도한 것은 헤지펀드(국제 단기투기자본).
엔화약세를 내다보고 엔화선물(先物)을 팔아온 헤지펀드들이 미국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달러약세로 반전될 조짐이 나타나자 갑자기 앞다투어 달러를 투매하고 엔화확보에 나선 것이다.
<허승호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