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조사안은 이날 본회의에 출석한 공화당의원 전원과 민주당의원 31명, 무소속 의원 1명이 찬성표를 던져 2백58대 1백76으로 통과됐다.
탄핵조사는 리처드 닉슨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조사기한과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로써 클린턴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하원의 탄핵조사를 받는 대통령이 됐다. 역사적인 표결에 앞서 76명의 민주 공화의원들이 발언에 나서 4시간여동안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법사위는 다음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제출한 문건들의 증거가치 검토작업과 중간선거(11월3일) 이후 개최될 탄핵청문회에 소환할 증인 명단 작성에 들어간다.
비록 탄핵조사안이 통과되기는 했으나 표결결과는 클린턴대통령과 민주당의 승리로 간주되고 있다. 중간선거를 불과 25일 앞두고 실시된 표결에서 민주당의원들의 이반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50∼70명선의 민주당의원이 이탈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의 집중적인 표단속이 효력을 발휘, 31명만이 이탈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탄핵조사를 당파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받아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날 CNN과 유에스에이투데이지가 공개한 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53%, CBS 방송의 조사에서는 55%가 탄핵에 반대하거나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탄핵반대 여론이 여전히 높은 것도 클린턴과 민주당에는 위안이다.
클린턴대통령도 표결결과에 대해 “(탄핵여부는) 내가 아닌 의회 국민, 궁극적으로는 신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공정하고 헌법적인 법률절차에 따른 조사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