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자 뉴스위크지는 ‘대폭락 99년?’이라는 제하의 커버스토리로 “미국이 한국과 태국 등을 강타한 태풍에 넘어지는 마지막 도미노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섞인 전망을 다루었다. 금융위기는 아시아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며 미국이 금융위기의 예외지대도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한 것을 매우 불길한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강한 달러’는 황금기를 구가한 미국 경제의 상징이었는데 달러투매가 일어난 것은 투자자들이 미국의 황금기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냄새맡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미 경제전략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전망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임을 전제로 하기는 했으나 “세계경제가 악화할 경우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7%, 2000년에는 마이너스 2.7%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인 2.5%도 대폭 내려가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미국이 2.0%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의 금융위기가 ‘유착 자본주의(Crony Capitalism)’탓이라고 지탄하던 목소리도 쑥 들어갔다.
지난달 뉴욕연방은행 주도로 헤지펀드 롱텀캐피털사에 3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한 것이 바로 유착에 따른 지원이기 때문이다.
낮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에 높은 성장률을 구가,‘신경제(New Economy)’를 구현했다는 주장도 갑자기 잠잠해졌다.
과연 미국이 불황으로 가고 있느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8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에 따르면 가장 극단적인 비관론자로 비춰지는 월가의 경제전문가 로버트 파크스는 불황 가능성을 75%로 점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산하 경제연구소인 DRI의 선임경제학자 데이비드 위스의 전망은 향후 2년내 불황 가능성이 50%. DRI가 7월에 밝힌 20%보다 훨씬 올라갔다. 메릴 린치의 선임경제학자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99년 미 경제 불황 확률을 30%로 전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불황의 도래를 막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 연방제도준비이사회(FRB)의 추가 이자율 인하라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 이전에 FRB가 이자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