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화제]최대富國 브루나이 「돌아온 왕실 탕자」골치

  • 입력 1998년 10월 11일 19시 44분


세계 최고의 부자왕국 브루나이가 천문학적 규모의 국고를 탕진한 왕족 처리문제로 시끄럽다.

브루나이 왕실이 떠들썩해진 것은 수십억달러의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최근 수개월간 영국 런던에서 도피생활을 해왔던 제프리 볼키아 왕자(43)가 지난주 자신의 자가용비행기로 귀국하면서 부터. 제프리 왕자는 하사날 볼키아 국왕(52)의 막내동생.

제프리왕자는 귀국한 뒤 대변인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성명을 발표한 뒤 수도인 반다르세리베가완의 왕궁에 들르지 않고 16㎞ 남쪽 제루동에 있는 자신의 해변 왕궁에 틀어박혔다.

지난해 2월까지 재무장관직을 맡아왔던 제프리왕자는 그동안 브루나이 최대기업인 ‘아메데오’사와 국가의 해외자산을 관리하는 브루나이투자청 및 브루나이에서 가장 큰 3대 유정(油井) 등을 관장해 왔다.

사건의 발단은 96년 세계적 팝가수 마이클 잭슨을 초청해 동남아 최대의 테마공원을 건설하기도 했던 아메데오사가 올 7월 1백67억달러(약 23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진데 따른 것.

하사날 국왕이 자신의 동생이자 외무장관인 모하메드 볼키아 왕자에게 아메데오사의 재정을 조사토록 한 결과 제프리왕자는 무계획한 사업확장에 따른 경영실패와 함께 회사 공금으로 세계 각지의 유명호텔을 자신의 명의로 닥치는 대로 사들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프리왕자는 지난해 3월 92년도 미스 아메리카 출신인 섀넌 마케틱(27)을 왕실에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브루나이로 초청한 뒤 왕궁에서 섹스파티를 벌이고 그녀를 성폭행해 고소당하기도 했던 왕실의 ‘탕아’.

개인재산 3백70여억달러로 세계최대 부호 중 한사람인 하사날 국왕은 여간 고민이 아니다. 망나니짓을 했지만 친동생을 극형에 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법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

하사날국왕은 일단 제프리왕자를 처벌하기보다는 그의 모든 공직을 박탈하고 장기간 근신토록 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