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건강 심상치않다…우즈베크 방문 환영행사중 「휘청」

  • 입력 1998년 10월 12일 19시 53분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67)의 건강이 아주 좋지 않은 것같다.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을 선언한 뒤 날이 갈수록 경제가 피폐해지는 러시아가 그나마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2000년까지 임기가 남은 옐친의 존재 때문. 그러나 건강때문에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기 어렵겠다는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옐친은 11일 우즈베크를 공식방문하기 위해 타슈켄트에 도착, 환영행사 도중 창백하게 서 있다가 휘청했다. 급기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크대통령이 그를 부축했고 환영행사는 금방 끝났다. 옐친 측근들은 “대통령이 감기로 추위를 탔을 뿐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96년 심장수술을 받은 뒤부터 옐친의 건강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수술후부터 사고력이 떨어져 왔고 이미 치매 초기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12일 “옐친의 건강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서류상으로는 강력한 대통령이지만 그는 이미 권력의 주변부 인물이 돼버렸다”고 전했다.

옐친은 7일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가 일어났을 때도 대국민 호소연설을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에게 대독시켰다. 당시 크렘린궁은 “대통령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시위군중은 비웃었다.

옐친의 우즈베크 다음 방문국은 카자흐. 옐친대통령이 순방을 계속할지 여부를 세계언론이 추적하고 있다.

〈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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