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가 공습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리처드 홀브룩 미국 특사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과 11일부터 12일 새벽까지 마라톤회담을 가진데 이어 12일 오전(현지시간)에도 회담을 갖고 코소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였다.
홀브룩특사는 12일 새벽 회담을 마친 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및 샌디 버거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과 장시간에 걸쳐 전화로 대책을 논의했다.
외교소식통들은 미국과 신유고연방이 구체적 협상안을 놓고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등 NATO 회원국들은 홀브룩특사의 협상노력에 관계없이 공습을 위한 준비를 거의 마쳤다.
NATO는 항공기 4백30대에 대해 동원령을 내렸으며 아드리아해에 있는 군함과 잠수함에 크루즈미사일을 장착했다.
미국은 베오그라드주재 미 대사관에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과 가족은 철수시키라”고 명령했으며 독일도 12일 베오그라드주재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공습에 대비했다.
▼NATO의 개입 이유〓NA
TO가 군사개입을 하려는 것은 코소보주에서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나 다름없는 민족탄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
코소보주민의 90%를 차지하는 알바니아계가 독립을 요구하고 나서자 세르비아당국은 코소보를 무자비하게 탄압해 지금까지 27만여명의 난민이 생겨났다.
이들은 산악지대를 떠돌고 있어 곧 닥쳐올 겨울에 아사자나 동사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는데다 최근에는 코소보에 남아있는 주민에 대한 학살현장까지 발견돼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NATO 및 유엔은 △살육행위 중단 및 코소보내 세르비아군의 즉각 철수 △세르비아와 알바니아계 주민간의 공개회담 △인도적 구호단체의 난민지역 접근보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세르비아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무력개입이라는 최후 수단을 강구하게 됐다.
▼무력개입에 반대하는 국가들〓NATO 공습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가장 강력히 반대하는 국가는 러시아. 러시아는 NATO의 군사활동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같은 슬라브족인 세르비아에 대한 지지 때문에 군사개입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도 최근 공식성명을 통해 NATO의 군사개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NATO회원국 중에서 공군기지 제공을 거부해왔던 이탈리아는 12일 각료회담을 열어 기지를 제공키로 결정했으나 전통적으로 세르비아와 우호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는 군용기를 파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