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퇴르머와 추이교수는 82년 벨연구소 동료연구원 시절 갈륨비소반도체 실험을 하다가 극도로 강력한 자기장과 절대온도 0도(섭씨 영하2백73도) 부근 극저온에서 저항이 3분의 1씩 계단 형태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저항값이 소수점 이하 분수로 나타나는 현상을 당시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1년 후 같은 연구소의 러프린교수는 이 현상을 전자들이 집단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양자유체상태라고 설명함으로써 이론적인 틀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이들이 개발한 양자물리학의 이론에 따라 30억년에 1초밖에 오차가 나지 않는 정교한 원자시계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서울대 임지순(任志淳·물리학)교수는 “양자유체현상은 강한 자기장과 극저온이라는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힘든 조건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 산업에 이용하기 힘들지만 입자물리학 고체물리학 통계물리학 등 각자 다른 이론체계로 접근해온 물리학자들이 개념을 통일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러프린은 96년6월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개소기념학회에 참석해 한국에서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3명의 물리학자는 노벨상 창립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忌日)인 다음달 10일 스톡홀름에서 7백60만크로나(약 12억7천만원)의 상금을 나누어 받게 된다.
〈김학진기자·스톡홀름APAFP연합〉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