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12일부터 일제히 서방언론과 정보기관들이 옐친후임자와 크렘린의 권력구도를 가상하는 뉴스를 토해내고 있다.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이 조기 퇴임할 경우 3개월 후 대통령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력한 차기 대통령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유리 루츠코프 모스크바시장(61)과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46).
루츠코프시장은 2주일 전 “대통령 후보로 나설 용의가 있다”고 선언해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불을 당겼다.
개혁파 루츠코프시장의 장점은 대중적인 지지도. 96년 90%이상의 압도적 득표로 모스크바시장에 재선된 그는 올초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물가가 폭등하고 모스크바시의 재정도 바닥나자 그의 국정운영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6년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해 기염을 토했던 레베드주지사도 재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민족주의 세력을 이끌고 있으며 퇴역군인과 지식인층을 비롯해 전국에서 고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구 소련공산세력을 강력한 지지기반으로 하는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공산당수(58)도 가능성 높은 후보로 꼽힌다. ‘반(反)옐친’세력의 대표주자인 그는 7일 전국적인 실업 및 물가대책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전총리(59). 옐친과 오랜 정치적 동지인 체르노미르딘은 한때 유력한 차기 후보로 떠올랐으나 옐친의 인기가 폭락하면서 이 점이 오히려 ‘약점’이 되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