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국립대학이 회사원을 바로 교수로 영입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산학(産學)협동의 새로운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대는 인터넷 연구분야 권위자인 도시바(東芝)사의 중견기술자 에자키 히로시(江崎浩·35)를 계약기간 3년의 조교수로 특별채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대의 이같은 결정은 기업에서 닦은 실천력을 학문세계에서 연구활동으로 살리고 학생을 지도케 함으로써 산학협동의 새로운 차원을 열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87년에 도시바에 입사한 에자키는 지금까지 차세대 인터넷 기술개발업무를 맡아 왔다.
특히 네트워크끼리 접속하는 기기(器機)의 초고속 성능판을 개발, 종전보다 10배나 빠르게 접속이 가능토록 해 일본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대학에 있으면서 신기술의 개발을 검증하고 국제경쟁력이 있는 젊은 연구자를 육성하는데 힘쓰고 싶다”며 “계약기간이 지나면 원래 직장인 도시바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자키와 같은 핵심인재를 3년이나 대학에 ‘파견’키로 한 회사측 결정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 도시바사의 가사미 아키노부(笠見昭信)전무는 “기업은 당장의 수익 못지않게 산학연대로 미래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에자키의 활동이 하이테크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