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3백만 대만 국민의 관심이 5일 치러질 지방자치단체 및 입법원 선거에 쏠리고 있다.
▼선거 전망〓이번 선거에서는 수도 타이베이(臺北)와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의 시장 및 시의원과 2백25석의 입법원 의원을 뽑는다.
입법원 선거는 개정 선거법에 따라 의석이 종전(1백57석)보다 68석 늘어났다. 95년 12월 구성된 현 입법원은 집권 국민당이 과반수를 겨우 넘는 80석, 민진당이 45석, 신당이 15석, 무소속이 17석이다.
국민당의 인기가 3년전만 못해 이번 입법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소야대 판도가 이루어질지가 관심거리다.
유권자들이 대중(對中)관계에서는 ‘안정’을 택하는 대신 국내정치에서는 ‘개혁’과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입법원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타이베이 시장선거〓선거의 초점은 타이베이시장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타이베이시장이 2000년 5월 임기가 끝나는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후임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어느 정당의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중국과의 양안(兩岸)관계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타이베이시장을 놓고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48)전법무장관, 제1야당인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48)현 시장, 제2야당인 신당의 왕젠쉬안(王建煊·60)전재정부장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언론은 미 하버드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청렴한 이미지의 마후보와 국립대만대 재학중 고시에 합격한 인권변호사 출신의 천후보간의 2파전을 예상하고 있다.
대만 최대일간지 연합보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마후보 40%, 천후보 32%, 왕후보 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9% 정도인 부동표의 향배가 대세를 가를 전망이다.
유권자들도 고민이다. 단순한 차기 타이베이시장이 아니라 대만의 정치적 장래를 걸머질 지도자를 뽑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각 정당의 통일관련 정강이 판이하다는 점도 유권자들의 판단을 쉽지 않게 만든다. 49년 대륙에서 건너온 국민당이 ‘단계적 통일’을 내세우는 반면 86년 대만인이 창당한 민진당은 ‘대만 독립’을, 93년 대륙출신의 국민당 탈당파가 만든 신당은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 마후보가 당선되면 큰 정책변화가 없겠지만 민진당의 천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중관계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대만이 독립하면 무력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대만 정치권이 타이베이 시장선거 결과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이같은 상징성과 폭발력 때문이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