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시위에서의 돌멩이와 화염병 최루탄, 노사분규때의 격렬한 저항과 진압 등의 ‘시대적 유산’이 준 이미지라고도 할 수 있다.
서울 조계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승려들의 난투극’은 일본사회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증폭하고 있다.
일본 신문들은 1일 “종권(宗權)을 둘러싸고 돌멩이와 각목 화염병까지 등장한 승려간 난투극이 해가 진 뒤에까지 계속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부 신문은 한 스님이 다른 스님을 각목으로 후려치는 사진을 큼직하게 실었다.
TV 역시 ‘소림사’ 운운해가며 서울 도심의 스님싸움을 ‘생생한 화면’으로 안방에 전달했다. 시청률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민간방송들에 ‘종교와 폭력’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이번 사태는 좋은 ‘먹이’였다.
일본 지인(知人)들은 “신성한 사찰 경내에서 어떻게 그런 저질 폭력사태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한국 불교계의 현실을 묻는다.
일본인들은 이번 폭력사태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일본에도 재산권 등을 둘러싼 종단 내부의 갈등과 대립이 표면화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지하철 사린가스 살인사건’을 저지른 옴진리교와 같은 비정상적인 신흥종교가 아니고는 폭력은 상상할 수 없다.
세계가 앞뒷마당이 된 정보화시대에 난투극을 벌이는 시대착오적인 승려들. 자신들의 행동이 국제적으로 나라망신을 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권순활<도쿄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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