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일 이틀 동안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NATO 외무장관 회담은 NATO의 장래에 대해 본격 논의한다.
이번 회담은 NATO 창설 50주년을 기념해 내년 4월 24,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NATO 정상회담의 얼개를 미리 짜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NATO의 역할 재정립 △유럽의 역할 증대 △핵전략 재검토 요구 등 3개 문제가 중점논의될 예정. 세가지 모두 미국과 유럽동맹국간에 견해와 입장이 다르다.
▼기능조정 문제〓미국은 탈냉전에 따른 국제안보상황의 변화에 맞춰 NATO의 역할과 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NATO의 군사전략이 ‘러시아군에 대한 방어개념’에서 지역분쟁 테러리즘 대량파괴무기 등의 위협과 하이테크전쟁에 대처할 수 있도록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매들린 올브라이트미국무장관은 8일 개막연설에서 “핵 및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로부터의 방어역할이 중요해졌다”며 NATO내에 ‘대량파괴무기센터(WMD)’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유럽은 이같은 미국안이 ‘NATO의 세계화’를 초래해 동맹국 집단방위라는 고유기능이 변질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유럽방위군 창설문제〓영국과 프랑스가 4일 유럽방위군 창설에 합의한 것은 ‘유럽 문제에 대한 유럽인의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다. 유럽은 보스니아 코소보사태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유럽은 또 유럽방위군이 창설되면 경제공동체인 EU가 정치 군사적으로도 융합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는 점도 감안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겉으로 환영하면서도 “유럽방위군이 NATO와 경쟁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핵무기 선제사용정책〓독일 좌파정부의 요시카 피셔외무장관은 9일 지난달 미국을 발끈하게 만들었던 ‘핵 선제사용’ 반대입장을 다시 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대량파괴무기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핵무기의 선제공격정책이 지속돼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기타〓회원국 확대문제는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해 지난해 NATO 가입을 신청했던 동유럽 12개국 중 폴란드 헝가리 체코 3국만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최종결정할 것이 확실하다.
이외에도 NATO 지역사령부 통합 개편에 따른 지휘권 귀속문제도 암초가 되고 있다. NATO는 지난해 북서 중부 남부의 3개 사령부 중 북서와 중부사령부를 통합해 북부사령부로 개편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통합 북부사령부의 사령관직을 놓고 영국과 독일이 맞붙어 있으며 남부사령관직을 놓고도 미국과 프랑스가 알력을 빚고 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