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을 가다]석유-개방 힘입어 30년새 비약성장

  • 입력 1998년 12월 10일 19시 35분


아라비아 동남부에 위치한 오만은 전통과 현대문명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국가다. 오만 전통 복장의 아랍인들이 잘 닦인 거리를 벤츠 등 서양의 승용차로 오가는 모습은 이색적이다.

대부분의 건물 또한 내부는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겉모습은 오만 고유의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다. 오만 남부지방 나무에서 추출되는 유향인 프랑킨센스의 향기가 관공서와 집집마다 스며 있어 에어컨이 가동되는 현대식 건물이 주는 삭막함을 오만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다.

오만 젊은이들도 맥도널드 햄버거와 켄터키프라이드 치킨을 즐겨 먹지만 전통 이슬람교 교리에 따라 생활을 한다. 남녀관계는 특히 엄격하다. 오만은 중동국가 가운데 비교적 서구화가 많이 진행돼 있다. 여성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며 ‘차도르’로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 부유한 가정의 자녀는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도 하고 정부 관료에게 영어는 필수다.

그러나 오만 국민은 하루 5차례씩 알라에게 기도를 올리고 혼사는 과거 풍습에 따라 결정할 만큼 전통을 지킨다.

오늘날 오만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7천달러인 개발도상국. 그러나 약 30년전만 해도 오만은 중동지역의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다. 1970년 오만에는 현대식 교육시설이라고는 단지 3개의 초등학교밖에 없었을 정도였다. 수출품은 대추야쟈 열매와 수산물이 고작이었으며 국민의 대부분은 문맹이었다.

그러나 67년 석유가 발견되고 70년 현 국왕인 카부스 빈 사이드국왕이 즉위하면서 오만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던지게 된다.

석유와 사이드국왕의 친서방 개방정책에 힘입어 80∼92년중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매년 4.1%씩 증가했으며 90년대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GDP는 매년 평균 5%의 성장을 기록했다.

또 사이드국왕은 교육을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우민화정책을 폈던 전왕과는 달리 교육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오늘날 오만경제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석유자원의 고갈. 오만의 석유매장량은 5천5백만배럴에 불과해 현재 속도로 석유를 생산할 경우 2020년에는 고갈된다.

그러나 오만은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모하메드 알로와스 오만 정보장관은 “오만인은 수천년동안 석유없이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오만정부는 △대대적인 산업다변화 정책 △수출산업 중점육성 △국가경제의 석유의존도 감축 등을 통해 21세기에는 중동지역의 대표적 공업국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스카트〓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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