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뉴욕 타임스가 15일 자서전 내용의 상당부분이 과장되고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스톨도 최근 ‘멘추와 가련한 과테말라인들 이야기’란 책에서 “지난 10여년간 멘추가 기술했던 산 미겔 우스판트 지역 주민 1백20여명의 인터뷰 등 현지조사 결과 상당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스톨이 쓴 책을 근거로 한달 동안 현지 취재를 실시했다. 멘추의 친인척 친구 학교동료는 물론 그를 가르쳤던 로마 가톨릭교회 수녀들을 상대로 광범위하게 인터뷰했다.
이 결과 멘추의 자서전 내용의 상당부분이 허위로 밝혀졌다는 것. 자신의 아버지가 유럽인 후손 지주들로부터 쫓겨났다는 부분은 가족간의 오랜 분쟁에서 비롯된 갈등 때문이라는 것. 또 멘추는 첫째 남동생이 굶어 죽었다고 했으나 그런 동생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둘째 동생은 정부군에 의해 산 채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불에 타 숨졌다고 되어 있으나 사실은 가족들이 목격하지도 못했다는 것.
멘추는 또 스페인어를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수녀들은 그가 사립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중등과정 교육을 받았으며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커피 목화 농장에서 일하면서 지하운동을 했다는 주장도 당연히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벨평화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스톨박사의 주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노벨상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