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자판에까지 유러화폐단위를 새로 만들어 넣어야 하는데 11개국에서 이같은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돈이 엄청나게 든다.
14일 독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대기업들은 유러 전환비용이 약 8백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업이 유러출범으로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다. 카드업계와 여행자수표업계는 유러출범이 굉장한 ‘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2년 1월1일 이전까지는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 카드와 여행자수표를 통해서만 유러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환전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카드사용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에 카드사의 고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자 인터내셔널의 유럽단일통화 담당 책임자인 헨리 루프는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한 날짜와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날짜 사이의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해외사용금액의 2.75% 정도를 수수료로 책정했으나 내년부터는 환차손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수료를 폐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자금결제 급여지급 등을 유러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소프트웨어산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은행 보험회사 공공기관 기업은 물론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도 소프트웨어를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중앙은행과 민간은행의 전산연결시스템을 전환하는 용역을 맡은 컴퓨터용역업체 소프라는 1건당 20만프랑을 받고 있는데 현재 4백여개 은행이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소매점에서 사용하는 카드판독기와 담배 음료 우표 등 자동판매기, 현금자동지급기, 택시미터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3백20만대의 자동판매기와 13만대의 현금자동지급기가 가동중인 독일의 경우 신규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유럽의 다국적기업들은 또 유러로 회계단위를 단일화하면서 회계관리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단일통화로 인한 기업들의 비용절감이 연 4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