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습]공격 3∼4일 계속될듯

  • 입력 1998년 12월 17일 19시 38분


미국과 영국은 16일 오후 4시49분(미동부시간, 이라크 현지시간 17일 0시49분, 한국시간 17일 오전 6시49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등에 대해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을 단행했다.

‘사막의 여우’라는 작전명으로 시작된 이날 공격은 걸프해역에 주둔하고 있는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와 8척의 군함 및 B52전략폭격기 등에서 토마호크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이날 현재 네차례에 걸쳐 바그다드 인근의 대통령궁, 대량파괴무기를 제작 유지하는 시설, 군사령부 및 통제시설, 미사일기지 등 이라크 전역의 군사목표물에 대해 3백여기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사일중 한발은 이란 영토에 떨어졌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에 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며 항모 칼빈슨호가 걸프해역으로 이동중이며 14대의 F17스텔스전폭기를 추가배치하는 등 전력증강을 계속하고 있는데 미언론은 대이라크 공격이 3,4일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이라크의 피해상황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현지 병원관계자들은 최소한 민간인 5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며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공습 직후 “우리의 의지를 꺾으려는 사악한 폭격으로 건물 수채가 붕괴됐다”면서 자국민에게 항전을 촉구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백악관에서 TV를 통해 발표한 대국민 성명을 통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핵무기와 생물화학무기로 주변 국가들을 위협해서는 안된다”며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격명령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이라크는 유엔과 약속한 무장해제가 아니라 유엔무기사찰단(UNSCOM)을 무장해제시켰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이라크가 UNSCOM의 무기사찰에 무조건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군사공격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격은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에 대한 유엔의 무기사찰을 지속적으로 방해한데 따른 것이다. 양국은 올 1월과 11월에도 이라크의 이같은 자세를 비난하면서 공격을 준비했다가 이라크측의 사찰수용약속으로 취소했었다.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는 이날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미국의 공격을 비난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 본회의의 탄핵표결을 하루 앞두고 전격 공습이 단행돼 클린턴이 탄핵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공격시기를 이날로 잡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밝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바그다드·런던APAFP연합〉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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