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진 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48) 등 3명의 탐험가가 탄 열기구 ‘버진 챌린저’는 히말라야를 거쳐 23일 중국에 들어선 후 밤 10시경 고도 3천m 상공을 따라 난징(南京)부근을 통과해 서해로 들어와 24일 오전 한국 영공을 통과한 후 일본을 거쳐 이날 오후 태평양으로 빠져 나간다.
마이클 존슨 대변인은 23일 밤 11시경(한국시간) “한때 바람의 영향으로 북한 영공에 들어갈 것이 우려됐으나 다행히 그럴 위험은 넘겼다”며 “현재 한국을 향해 정상 궤도로 날고 있으며 별다른 장애없이 순항중이다”라고 밝혔다.
브랜슨회장이 이끄는 버진 챌린저팀은 18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출발해 한국 등 19개국의 영공을 지났다. 비행거리만 해도 지구둘레의 3분의 1인 8천마일을 넘겨 이미 종전 열기구 최장 비행기록을 깬 상태.
이에 따라 관심은 이 열기구가 세계일주라는 신기록을 세울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시속 80㎞의 속도로 비행중인 버진 챌린저는 최대 고비로 꼽혔던 중국 대륙 상공을 무사히 통과함에 따라 기상이변 등 큰 변수가 없는 한 세계일주의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팀은 지금까지 세계일주에 나선 열기구 탐험대 중 최강의 멤버로 구성된 ‘드림팀’. 팀의 멤버는 브랜슨회장 외에도 열기구 조종을 맡은 스웨덴의 베테랑 탐험가 페르 린드스트란드와 미국의 백만장자 스티브 포셋. 특히 수차례 단독 열기구 비행에 나선 경험이 있는 포셋은 최초의 열기구 세계일주 기록을 놓고 브랜슨회장과 경쟁했던 라이벌이었으나 이번엔 브랜슨과 의기투합해 한팀을 이뤘다.
이번 비행에서 가장 큰 고비는 중국. 당초 버진 챌린저는 이라크 상공을 통과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이라크 공습에 따라 불가피하게 진로를 수정해 중국 영공을 침입한 것. 중국 당국은 영공을 무단 침입한 버진 챌린저호의 착륙을 명령했으나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중국에 긴급히 협조를 요청해 해결됐다. 버진 챌린저는 크리스마스인 25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31일 밤 12시경 세계일주를 끝낼 예정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