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연구기관 퍼스트콜은 최근 ‘투자분석 보고서 새겨읽는 법’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폭로했다.
미국 기업의 99년 순이익 성장률을 19%로 전망한 미국 투자은행들의 전망치를 액면 그대로 믿지 말라는 충고였다.
퍼스트콜이 지난 14년간의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투자분석가들이 내놨던 수치는 1년후 실제로 발표된 이익성장률보다 평균 5∼8%포인트 높았다.
분석가들은 일단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후 시간이 흐르면서 예상이익 성장률을 낮춰잡기 시작한다.
연말결산을 앞두게 되면 이들은 실제 이익률보다 2%포인트 가량 낮은 전망치를 내놓는다. 결산내용이 나오면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경제지에 ‘A기업,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이익 기록’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리게 하기 위한 고단수 전략이다.
분석가들이 주가를 부추기려 한 흔적은 이밖에 또 있다.
이들이 14년간 내놓은 투자조언 3만여건 가운데 ‘주식을 팔라’는 것은 1%인 3백여건에 불과했고 나머지 99%는 ‘일단 관망하라’ 또는 ‘사라’였다.
퍼스트콜은 이 때문에 “분석가들이 팔라고 조언하면 절대로 이를 무시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실제로 매각권유가 있은 뒤 대부분의 경우 주가가 떨어졌다.
분석가들이 주가를 지지하려하는 것은 주가가 올라야 기업 은행 증권사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행복해지기 때문.
로렌스 브라운 미 조지아주립대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하는 월가의 분석가들이 보고서 조작으로 주가상승을 유도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