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체제도전 싹부터 자른다…야당결성 세력에 중형

  • 입력 1998년 12월 27일 19시 38분


내년에 정부수립 50주년을 맞는 중국이 ‘체제안정 다지기’에 비상을 걸었다.

올해로 개혁개방 20년을 맞은 중국 지도부는 21세기 초강국의 초석을 튼튼히 하려면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체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국가의 존립기반을 강화하려는 이같은 노력은 △안정파괴세력에 대한 강력 대처 △반체제인사에 대한 단호한 조치 등 도전요소에 대한 대응과 사회 전반의 개혁을 통한 내부강화라는 두 측면으로 나뉘어 전개되고 있다.

▼도전요소에 대한 강력 대응〓최근 야당결성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체제도전세력이 대두할 가능성이 엿보이자 중국당국은 강력한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최근 열린 전국정법공작회의에서 “안정파괴요소가 나타나기만 하면 그 싹을 없애버리라”고 지시해 유례없이 강력한 체제수호의지를 천명했다.

장주석은 “정치 사회적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안정파괴요소는 싹부터 잘라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역사적 경험”이라고 강조해 89년 톈안(天安)문사태와 같은 정치적 도전움직임에 강력히 대처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중국당국이 야당결성을 시도한 쉬원리(徐文立) 왕유차이(王有才) 친융민(秦永敏) 등 반체제인사들에게 국가전복죄를 적용해 모두 10년이상의 중형을 선고한 데서도 이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내년 6월 톈안문사태 발발 10주년을 맞아 예상되는 역사 재평가요구 움직임에 대해서도 중국은미리쐐기를박았다.

중국공산당은 15일 ‘11기 3중전회 이래의 대사기(大事記)’를 발표하고 “톈안문사태는 극소수인들이 요언을 퍼뜨리고 공산당 영도와 사회주의제도 반대를 선동한 반혁명 폭란”이라고 규정한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선전부는 24일 “각 지역 책임자들은 정치관련 불법출판물을 책임지고 단속해 내년 2월까지 뚜렷한 성과를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당이 체제안정에 얼마나 신경쓰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내부개혁 강화〓중국지도부는 외부의 정치적 도전 못지않게 내부동요의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주석은 최근 “중국사회가 △정리해고자의 증가 △농민의 불만 확산 △사회치안불안 증대 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치사회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각종 개혁조치가 심화되고 공직자 부패단속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지방정부가 법적 근거없이 마치 세금처럼 징수해 원성을 샀던 4천여종의 각종 수수료 명목의 ‘비용’을 폐지하거나 정상적인 세금으로 전환해 국민부담을 줄이겠다는 ‘비개세(費改稅) 개혁’은 민심안정을 위한 대표적인 조치로 꼽힌다.

정상적인 세금이 아닌 각종 기금과 비용 명목으로 걷어들이는 돈은 연간 3천3백억위안(약 45조원)으로 97년 전국 재정수입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강력히 추진된 중앙정부기구 및 인원의 절반 감축, 금융체제개혁 등 구조조정형 개혁이 이제는 인민불만 해소라는 한단계 심화된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게 중국당국의 방침이다.

‘부패와의 전쟁’도 강도높게 추진되고 있다. 장주석은 최근 “개미 한마리가 제방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공직자 부패에 대한 엄벌을 지시했다.

중국은 21세기 강국을 겨냥해 사회의 안팎을 동시에 다지는 ‘국가강화전략’을 펼치고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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