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거래가 시작된 유로의 강세는 이틀째 계속돼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외환시장에서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고시한 유로당 1.1789달러와 비슷한 1.1790달러를 유지했다. 런던에서도 1.1813달러를 기록해 전날의 1.1812에 비해 미세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저널은 유럽 일부 국가들은 유로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0.5%포인트 가량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저널은 유로가 각국 화폐를 완전대체하는 2002년까지의 과도기에 유로체제의 구조적인 약점과 돌발적인 상황에 의해 ‘균열’을 보일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은 5가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유로를 균열시킬 대표적인 악재는 유럽의 높은 실업률. 현재 평균 10%로 미국의 2배가 넘는 상황인데다 특정국이 극심한 불황에 빠지는 경우에도 이자율 인하 등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펼 수 없다. 이자율이 일정 범위내에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널은 불황과 실업이 심한 압박을 가하는 경우 한두 국가가 유로탈퇴라는 최후의 수단을 찾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의 화폐와 유로의 교환비율이 고정되어 있어 투기자본의 공략도 우려된다.
평가절상된 화폐를 가진 특정국가의 화폐를 투기자본이 집중 매각하는 경우 고정환율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
저널은 ECB가 11개 유로랜드 중 외환위기를 겪을 수도 있는 국가에 대해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못하는 등 위기해소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도 큰 약점으로 꼽았다.
또 11개국은 유로가입 자격을 갖추기 위해 물가상승률 재정적자비율 이자율을 수렴시켰으나 이는 실물경제의 변화에 따라 바뀔 여지가 많아 항상 불안요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정치적 충돌 가능성. ECB의 운영방향에 관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일부 좌파정부들은 실업률 해소를 호소하고 있으나 ECB는 미온적이다.
지난해 12월31일 유로와 각국 화폐와의 교환비율을 최종 결정하는 자리에 독일의 오스카 라퐁텐재무장관이 불참한 것도 ECB와의 견해차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저널은 전했다. 신문은 정치적 타협에 의해 유로가 탄생한 것처럼 정치적 갈등으로 유로가 퇴장할 수도 있으나 이는 가장 가능성이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