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 과정에서 페리 조정역에게 대북포용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금창리 지하시설의혹 및 미사일문제, 대북경제제재완화, 북―미(北―美)수교 등을 함께 푸는 일괄타결안(패키지 딜)을 적극 강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 이같은 페리 조정역의 방한계획과 정부 대책을 전하면서 “페리 보고서가 클린턴행정부 후반기의 대북정책을 좌우할 가능성이 많은 만큼 보고서의 기조가 우리의 대북전략과 상충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금창리 지하시설 성격규명 시한으로 정한 5월말까지 핵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더라도 북―미간 제네바합의를 파기하고 대북강경책으로 전환하기 보다 일괄타결안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보고서도 그런 방향으로 작성해 주도록 페리 조정역에게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지난해 말 페리 조정역의 1차 방한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한미간 일부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일괄타결안을 강조했지만 2월엔 좀더 강한 어조로 그 뜻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리 조정역은 1월말 금창리 지하시설의 성격규명을 위한 제네바 북―미협의와 2월의 북―미 미사일회담, 그리고 한국 중국 일본 재순방을 토대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해 빌 클린턴대통령과 미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