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가 위기의 브라질에 ‘특급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이번 조치의 배경과 브라질 경제의 전망을 AP통신 문답을 통해 알아본다.
문〓브라질 경제는 현재 위기상태인가.
답〓‘위기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현재 표면화된 것은 중앙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정치적 갈등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미래의 잘못될 가능성’까지 반영하게 마련이어서 충격이 커졌다.
문〓브라질은 왜 평가절하를 했나.
답〓브라질은 한때 연 2,000%에 이르렀던 인플레를 잡기 위해 지금까지 레알화의 가치를 지키는 정책을 썼다. 이를 위해 연 29%의 고금리정책을 썼고 달러를 풀어 환율방어도 적극적으로 했다. 그러나 이는 상당한 희생을 요구했다. 고금리는 기업활동에 부담이 됐고 외환보유액은 3백7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격화된 금융위기로 외화가 마구 빠져나가면서 더 이상 환율방어를 할 여력이 없어지자 레알화의 가치방어를 포기한 것이다.
문〓국제통화기금(IMF)이 4백1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주기로 하지 않았나. 그것을 쓰면 될텐데….
답〓IMF차관은 브라질이 IMF에 약속한 재정긴축을 이행할 경우 집행되지만 브라질은 현재 차관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문〓평가절하는 위기를 완화할 것인가.
답〓현재 브라질의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브라질 내에 레알화로 투자돼 있는 자금을 달러로 바꿔 빼내간다는 것이다. 레알화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인출을 늦출수록 손해를 보므로 누구나 돈을 빼내려 한다. 이번 평가절하로 ‘앞으로 더 이상의 절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산된다면 인출러시 문제는 해결되며 상황은 좋아진다.
그러나 이같은 전격 조치는 브라질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측면도 있다. 불확실성 때문에 돈이 계속 빠져나간다면 브라질경제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13일의 평가절하는 ‘큰 도박’인 셈이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