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게이트 1년]클린턴 오리발작전이 망신살 자초

  • 입력 1999년 1월 22일 19시 16분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 관심사가 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인턴의 섹스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진 지 21일로 만 1년이 지났다. 98년 1월21일 워싱턴포스트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 그리고 ABC방송의 보도로 사람들은 스캔들에 대해 알게 됐다.

첫 보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의 미숙한 대응은 결국 미국이 지금까지 1년을 정쟁으로 소일하는 빌미가 됐다.

처음 보도된 내용은 두가지.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맺었으며 이같은 사실이 클린턴을 상대로 성희롱 피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던 폴라 존스의 변호인에게 입수돼 르윈스키가 증인으로 소환되자 그에게 성관계를 부인토록 요구했다는 것.

클린턴은 이른 새벽부터 ‘작전’을 시작했다. 그는 부인 힐러리를 깨워 곧 배달될 신문에 어떠어떠한 내용이 보도되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구인 버논 조던 변호사를 비롯한 핵심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통보함으로써 거짓말을 확산시켰다.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던 마이크 매커리는 지시에 따라 “클린턴 대통령은 그 여자(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클린턴은 또 미 공영방송 PBS의 앵커 짐 레러와의 인터뷰를 비롯한 언론 3개사와의 회견에서 모두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그가 이날 유일하게 진실을 얘기한 상대는 오랜 정치참모인 딕 모리스. 모리스 역시 96년 창녀가 자신과의 관계를 폭로하는 바람에 백악관에서 쫓겨나 있었다. 클린턴은 “실은 르윈스키와 뭐 좀 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 모리스는 긴급 여론조사를 해본 뒤 “국민이 용납할 것 같지 않으니 철저히 부인하라”고 훈수했다.

거짓말은 들통났고 스캔들은 결국 상원 탄핵재판으로 이어졌다. 미 상원은 21일 백악관 반론청취를 끝내고 22일부터 배심원격인 상원의원 1백명의 질문절차에 들어갔다. 탄핵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는 상원의원들은 23일까지 하원 소추팀과 백악관 변호인단을 상대로 기소이유와 반론에 대한 질문공세를 펼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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