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무장관은 한차원 높은 한―러관계 발전을 위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4월경 러시아를 국빈(國賓)방문한다는데 합의했다.
양측은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이전에 그동안 중단돼 왔던 한―러 경제공동위를 재개,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은 물론 우리 정부가 구(舊)소련과 수교 당시 제공한 경협차관(14억7천만달러)상환방식과 일정도 매듭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러시아 나홋카의 한―러 합작공단 건설,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 등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추진을 통해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경협증진기반을 강화해나가는 문제도 논의됐다.
홍장관의 이번 러시아 방문으로 작년 7월 외교관 맞추방 사건 이후 소원(疏遠)함을 면치 못했던 한―러관계는 완전히 정상화됐다는게 외교통상부의 공식평가다.
외교관 맞추방사건으로 양국관계가 악화된 이후 뉴욕 유엔총회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때 양국 외무장관이 자리를 같이하긴 했다. 하지만 홍장관이 직접 러시아를 방문, 러시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불가분의 이해를 지닌 ‘4강(强)’의 일원임을 재확인하고 그에 상응한 관심을 표명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복원시켰다는 것이다.
이같은 양국관계의 복원은 김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으로 ‘완결’될 것이라는게 홍장관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고위관계자는 “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건강문제로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려울 경우 김대통령의 국빈방문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장관은 이날 외교관 맞추방 사태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총리를 예방,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모스크바〓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