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말 고작 20%선의 지지율 속에 취임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는 초기 ‘식은 피자’ ‘오디너리 맨(평범한 사람)’이라는 달갑지 않은 새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단명’ 예상과 달리 그가 정국을 솜씨있게 끌어가고 최근 지지율이 30%대로 오르자 ‘뜻 밖의 장수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부치총리는 특히 16일 자민 자유당 연립정권을 출범시킴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정국운영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도 힘이 됐다.
‘인품의 오부치’라는 별명답게 성실한 자세로 경제회생정책을 추진하고 기대 이상의 리더십을 발휘한 것도 좋은 평가의 요인이 됐다.
더욱이 파벌이 사분오열돼 있는 자민당에서는 최대 세력인 오부치파벌이 단독질주하는 형편이어서 오부치총리의 장수설은 점차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오부치파벌에는 전회장이었던 다케시타노보루(竹下登)전총리의수제자들인 오부치를 비롯해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전총리,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자유당당수 등 예전의 ‘7공자’들이 재집결해 막강한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반도 관계〓일본의 대(對)한국 관계는 ‘대체로 맑음’이나 북한과는 ‘대체로 흐림’이다.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낸 오부치총리는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우호관계를 한 단계 높였다.
또 양국은 올 3월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마련한 ‘21세기를 향한 양국의 파트너십 구축플랜’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부치정권은 지난해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국교정상화 협상과 전세기운항의 중단 등 대북(對北) 강경노선을 취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위기설을 앞장서서 거론하고 군사대응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해 왔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