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클린턴, 「선문답같은 덕담」짧은 만남

  • 입력 1999년 1월 27일 19시 50분


◇교황 요한 바오로2세

“모든 생명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가정이 사회의 기본 구성 단위로서 지켜지는지가 도덕적인 가치의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재난을 당한 남미 국가들을 도운 미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합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

“곧 멕시코를 방문할 것입니다. 교황께서 동구와 구소련 등의 수백만 사람들이 위협과 강압에서 벗어나 양심에 의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을 경하합니다.”

교황과 클린턴 미대통령이 26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공항 귀빈실에서 20분간 만났다. 이어 시내 키엘센터에서 가진 강연에서 교황은 2만명의 신자가 모인 가운데 “자유는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신과 이웃에게 진실하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27일 교황청으로 떠났다.

멕시코 방문 때 가난한 자를 외면하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했던 교황은 클린턴과의 만남에서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낙태 대인지뢰사형제도 이라크에 미국의 공습 등 미국의 대내외정책을 평소 비판했지만 클린턴과의 만남에서는 침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번이 세번째. 백악관과 교황청은 두사람의 만남은 항상 ‘허물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이날 두사람의 짧은 만남과 대화는 마치 선문답을 주고받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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