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王 사망땐?]장남 압둘라 왕위계승…통치력 의문

  • 입력 1999년 2월 6일 08시 54분


후세인 요르단국왕의 후계자로 지난달 25일 왕세자로 공식 지명된 장남 압둘라(37)가 새로운 국왕으로 즉위하게 된다.

영국 출신의 모나 왕비에게서 태어난 압둘라 왕세자는 94년부터 요르단 왕실친위대를 이끌어 오던 군출신으로 군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압둘라 왕세자는 군경험은 풍부하나 정치 및 행정분야에선 초년병. 4세때 영국에 건너가 공부했으며 영국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와 옥스퍼드대 및 미국의 조지타운대에서 수학했다. 생애의 많은 부분을 외국에서 보내 모국어인 아랍어보다 영어에 더 능숙하다.

요르단에서는 그의 통치능력이 검증되지 않아 혼란이 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아랍 내무장관회의에서의 첫 연설을 통해 부왕의 카리스마를 어느 정도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팔레스타인 난민출신인 부인 라니아 덕분으로 요르단 인구의 절반이나 되는 팔레스타인인의 거부감을 적게 받고 있다.

그는 또한 최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술탄 빈 압둘 아지즈 국방장관의 예방을 받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차기지도자로 인정받았다.

아직 대내외정책에 대한 그의 견해는 밝혀진 바 없다. 외신들은 그의 친구말을 인용해 “압둘라는 이스라엘과의 평화를 지지하고 이라크와는 거리가 먼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압둘라는 1세 때인 63년 왕세자로 지명됐으나 암살 위험을 겪은 후세인국왕은 2년뒤 동생 하산을 후계자로 교체했다. 그러나 후세인국왕은 하산의 부인이 집기를 왕실로 옮기고 있다는 보고를 듣자 위중한 병세에도 불구하고 급거귀국, 장남을 왕세자로 전격지명했다.

압둘라왕세자는 93년 라니아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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