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사는 조안 블레이즈 부부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이 시작될 무렵인 지난해 9월22일 “탄핵재판을 걷어치우고 국사를 논의해달라”는 단순명쾌한 청원조건을 내걸고 ‘www.moveon.org’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미국에서는 탄핵재판이 장기화되면서 의회가 하루빨리 탄핵재판을 매듭짓고 국가현안을 돌봐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블레이즈 부부는 주위 친구에게만 개설소식을 알렸으나 마치 마른 들판에 불길이 번지듯 소식이 퍼져 일주일만에 10만명이 취지에 동감한다는 E메일을 보내왔다. 4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47만5천명이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은 무려 1천3백만달러의 기부금과 65만시간의 자원봉사까지 약속했다. 이 자금과 시간들은 2000년 의회선거에서 탄핵재판을 질질 끈 의원들을 혼내주기 위해 그들의 경쟁후보를 지원하는데 투입될 예정.
블레이즈 부부는 7일 워싱턴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국민의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면서 “정치인들에게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번 사례는 전자민주주의사상 매우 인상적이며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