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딸들, 중국에 팔린다』…WP紙 르포 게재

  • 입력 1999년 2월 12일 20시 01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12일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대 현지취재를 통해 북한의 기근실상에 관한 르포를 게재하면서 북한주민들이 극심한 기근을 견디다 못해 중국남성에게 딸들을 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사람들에게 팔리기 직전 한국의 민간 구호요원들에게 구조됐다는 북한출신 한진오(15) 은오자매(13)의 사진을 싣고 이 자매가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힌 어머니를 구출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에 팔려가던 길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한양 자매의 어머니가 중국에서 식량을 구해오다 북한당국에 체포돼 강제수용소에 수용됐으며 북한관리는 석방대가로 1백25달러 상당의 뇌물을 요구했고 이를 마련하기 위해 인신매매의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주민들은 그동안 공장의 기계부품과 산에서 벌목한 목재들을 중국인들에게 팔아 연명해왔으나 더이상 팔 것이 없어지자 딸들을 팔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통상 ‘예쁜 북한 처녀’ 한사람의 몸값은 8백∼1천1백50달러로 주로 홀아비가 된 중국의 농촌남성에게 팔려가지만 매음굴과 술집 등에 넘겨지는 처녀들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북한 처녀의 인신매매를 단속하고 있지만 효과가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식량을 찾아 탈북한 북한인 10만여명이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지에는 한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여러나라의 정보요원들이 북한 내부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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