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아트페스티벌]다양한 장르 다국적 공연 화제

  • 입력 1999년 2월 17일 19시 42분


중국반환 후에도 여전히 ‘돈’의 이미지로 각인돼 온 홍콩. 그런 홍콩이 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에 쏟는 노력은 각별하다.

지난달 15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제27회 홍콩아트페스티벌은 이러한 홍콩의 바램을 담은 레퍼토리와 프로그램으로 가득했다. 오페라 클래식콘서트 발레 퓨전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다국적 아티스트 1천1백56명이 모여들었다.

설날축제인 춘절(春節)행사(16∼17일)로 예년보다 한달 빨리 열린 1백18개 공연 중 하이라이트는 키로프 오케스트라(1월 25∼26일)와 함부르크 발레(9∼13일)의 홍콩 초연.

선굵은 카리스마의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88년부터 지휘를 맡고있는 1백38년 전통의 키로프 오케스트라는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과 베르디의 ‘레퀴엠’을 선보였다. ‘일렉트릭’(electric)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관객들을 ‘찌릿찌릿’하게 하는 게르기예프의 강렬한 곡 해석은 반주를 맡은 키로프 오페라의 ‘스페이드의 여왕’(차이코프스키·1월 21∼24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전통과 현대의 ‘줄타기’에 탁월한 재능을 과시해 온 세계 최정상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이끄는 함부르크발레단은 최신작 ‘번스타인 댄스’와 노이마이어의 77년 안무로 다듬은 셰익스피어 원작 ‘한여름밤의 꿈’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번스타인 댄스’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을 바탕으로 좌절 끝에 뉴욕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한 그의 인생역정을 ‘레뷔’(revue·춤 연극을 뒤섞은 시사풍자극) 양식으로 그려내 홍콩문화회관 대극장을 찾은 1천6백여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또 생상의 ‘첼로협주곡 1번’(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홍콩 초연무대를 장식한 첼리스트 장한나(1월 22∼23일)도 호평을 받았다.

〈홍콩〓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