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니니 지휘 베토벤교향곡 새전집음반 출간 논란

  • 입력 1999년 2월 17일 19시 42분


옛 녹음의 음질개선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 것일까. BMG사가 내놓은 토스카니니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새 전집음반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아르투로 토스카니니(1867∼1957)는 엄격한 템포와 칼끝같이 정련된 앙상블을 토대로 장엄한 음의 건축물을 쌓아올린 지휘의 거장. 수족처럼 부리던 미국 NBC교향악단을 지휘, 49∼52년 녹음한 그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은 지금도 베토벤 연주의 중요한 표준으로 꼽힌다. 단 메마르고 열악한 음질 때문에 불만을 들어온 것이 사실.

그러나 새로 출반된 음반은 음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팬들의 놀라움을 사고 있다.

메마른 현과 관의 음색은 윤택한 빛을 띠게 됐고, 포르티시모(최강주·最强奏)가 메아리없이 허공으로 달아나던 느낌 대신 풍요한 잔향이 귀를 채운다. 50년대의 모노 녹음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공간감까지 느낄 수 있다.

BMG사는 “기존의 베토벤 교향곡 전집과 동일한 연주이지만,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새 녹음테이프를 찾아내 최신 기술로 재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 뉴스그룹(특정 주제에 대한 게시판) 등에는 팬들의 찬반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윤택한 질감은 좋지만 토스카니니의 녹음으로는 믿어지지 않는 잔향이 들어있다. 첨단기술을 이용한 ‘위조’가 아닌가”라는 것이 반대의견의 핵심. 토스카니니 자신이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들려준다면 음질의 ‘향상’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새 음반으로 인해 지금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토스카니니의 연주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장값에 두장’(2 for 1)포장인 3개 앨범으로 구성. 02―3420―0127(BMG)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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