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포성 막자"美 막판중재 안간힘…코소보 주민들 불안

  • 입력 1999년 2월 20일 20시 28분


▼코소보사태 전운 감도는 현장

신유고연방은 과연 강대국들의 코소보 평화협상안을 거부하고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격을 자초할 것인가.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발칸반도에 또다시 포성이 울리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를 급거 방문, 코소보의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협상대표들을 설득하기 위한 막판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협상이 타결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미국 등은 이미 신유고에 대한 공습준비를 시작했다.

○…올브라이트장관은 19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대통령이 막판설득을 위해 세르비아를 찾은 크리스토퍼 힐 미국 특사의 접견을 거부하는 등 돌발사태가 발생하자 20일 오전 프랑스에 도착해 협상대표들을 만나는 등 막판중재에 돌입. 올브라이트장관은 숙소에 잠시 들렀다가 회담장으로 향하며 “나는 중재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

○…국제문제전문가들은 밀로셰비치가 지난해 10월 NATO의 공습이 임박하자 코소보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등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이번에도 결국은 국제사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

그러나 일부 신유고 출신 국제문제전문가들은 “밀로셰비치는 국내 여론에 밀려 코소보주의 자치를 허용하기 힘들 것”이라며 “NATO의 공습이 시작된 뒤에야 마지못해 물러설 것”이라고 상반된 전망.

○…신유고의 후원자인 러시아는 미국과 NATO의 공습위협에 대해 엇갈린 반응.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공습을 할 경우 알바니아계 무장게릴라와 세르비아군의 전투가 격화되고 양측 주민들의 희생이 클 것이라며 무력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담은 서한을 19일 백악관에 전달.

○…사태가 심각해지자 코소보 주민들은 정전감시단이 철수한 뒤 공습이 시작되면 “우리는 다시 산속으로 피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불안한 표정.

〈랑부예·베오그라드APAFP연합〉

▼양측 군사력 비교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이미 신유고연방 주변에 충분한 군사력을 배치하고 있어 결정이 내려질 경우 즉각 신유고를 공격할 수 있다. NATO와 신유고의 군사력은 격차가 심해 NATO의 일방적 공격이 예상된다.

NATO가 신유고 공격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항공기는 미군기 2백60대를 포함해 모두 4백30대 정도. 미국은 또 지금까지 한번도 실전에 사용한 적이 없는 최신예 B2 전략폭격기도 비상대기시켰다.

신유고 앞바다인 아드리아해에도 미 지중해 6함대 소속의 잠수함 3척과 전함 5척이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고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도 태평양에서 지중해로 이동중이다.

신유고 세르비아는 2백4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신형인 미그 29S는 몇대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미그 21S여서 NATO 전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다만 세르비아는 구소련제 SA 지대공 미사일 1백기와 방공포 1천8백50문을 보유해 나름의 방공망은 갖추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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