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국계銀, 서울銀등 매각계기 시장선점 경쟁

  • 입력 1999년 3월 1일 20시 04분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이 외국은행에 팔리자마자 국내금융시장 선점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 은행을 인수한 미국의 뉴브리지 캐피털, 홍콩의 HSBC가 한국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씨티은행을 비롯한 기존의 국내진출 외국계 은행과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은 다양한 영업전략을 동원하면서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의 경우 점포 증설과 잠재고객 확보를 위해 뛰고 있고 국내 우량은행들은 우량중소기업 고객확보와 선진 대출심사 기법 도입 등에 나섰다.

▽씨티은행〓외국은행 국내지점과 국내은행을 통틀어 가장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 은행 엄경식차장은 “올해안에 서울 상계동과 경기 분당 일산 등 3개지역에 점포를 신설해 국내점포를 14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아울러 작년말 현재 중산층 위주로 39만명의 회원을 갖고있는 대우다이너스카드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대우다이너스카드 신동욱(申東昱)전무는 전했다. 카드사 인수는 영업망 확충에 대비한 잠재고객 확보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뉴브리지와 HSBC〓국내영업전략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HSBC가 서울은행 인수 양해각서에 서명하면서 “서울은행을 HSBC의 전세계적 네트워크에 편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전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영업패턴과 인수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HSBC는 서울은행을 간판급은행으로 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국적인 영업망을 유지하면서 중소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 분야의 석권을 노린다는 것.

뉴브리지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제일은행 값어치를 높인 뒤 재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뉴브리지의 국내투자 파트너인 GE캐피털이 개발리스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우량은행〓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 있는 신한 하나 주택 등 일부 국내은행들도 시장선점경쟁에 나섰다.

신한 하나은행은 최근 우대금리(연 9.5∼9.75%)보다 훨씬 낮은 7.5∼8.0%의 대출금리를 앞세워 우량중소기업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뉴브리지와 HSBC의 외화자금 조달금리는 4.3%에 불과하며 이들이 안게될 환리스크를 감안해도 국내은행의 대출금리가 7∼8%는 돼야 경쟁이 가능하다”며 고객을 찾아나섰다.

두 은행 직원들은 직접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고객을 발굴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다른 국내은행들로부터 자제 요청을 받을 정도.

한편 신한은행에 이어 무보증무담보 신용대출상품을 선보인 주택은행은 만기가 연장되는 대출상품에 대해 보증을 면제해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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