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4시경 서울 성북구 성북2동 호주참사관 존 필빔(45)의 집에 괴한이 침입,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참사관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
필빔참사관은 오른쪽 가슴이 7㎝가량 찔리고 왼쪽 무릎과 손등, 왼쪽 가슴 등에 상처를 입었으나 병원에서 오른쪽 폐엽(肺葉)절제 수술을 받은 뒤 이날 오후 의식을 회복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필빔참사관이 의식을 회복한 뒤 “자다가 인기척을 듣고 깨어난 순간 습격을 받았으며 괴한은 30대 중반으로 키 1백75∼1백80㎝가량의 얼굴을 전혀 모르는 한국남자였다”고 진술한데다 자택 일대가 부촌인 점으로 미루어 단순 강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없어진 물품이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면식범에 의한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피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 1개와 짙은 쥐색 모자 1개를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다.
사고 직후 필빔참사관은 대사관 동료인 존 무어(49·무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뒤 의식을 잃었으며 무어에 의해 고려대안암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필빔참사관의 세 딸은 2층에서 자고 있었으나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부인은 현재 함께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빔참사관은 95년 한국에 부임했으며 한국과 호주 양국간 무역 통상 업무를 맡아왔다.
〈권재현·박윤철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