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지뢰를 금지하는 국제조약이 1일 발효돼 인류를 지키기 위한 역사의 새 장이 열렸다. 이날 뉴질랜드 케냐 영국 등 수십개국에서 대인지뢰 희생자를 위한 추도식이 열렸고 25개국 2백여곳의 교회는 종을 울려 조약 발효를 축하했다.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세계 각국 인사들은 역사적인 조약의 발효를 축하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에 조약 서명을 촉구했다.
전세계 1백33개국이 조인하고 65개국이 비준한 대인지뢰금지조약은 연간 2만5천명 이상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대인지뢰의 생산 사용 비축 수출 등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97년 12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참여국들이 조인했으며 40개국이 비준한 지 6개월이 지나는 1일 효력을 발생했다. 조약에 따라 가입국들은 △4년내에 비축 대인지뢰를 모두 폐기하고 △10년내에 매설 지뢰를 모두 제거하며 △지뢰 희생자에 대한 보호와 재활에 나서야 한다.
대인지뢰 제거작업은 조약발효 이전부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12개국이 대인지뢰를 철거했고 1천만∼1천5백만개의 비축 대인지뢰가 폐기됐다.
그러나 조약 발효에도 불구하고 대인지뢰를 추방하려는 노력은 아직은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가들이 대체무기가 개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명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비무장지대의 경우 탱크를 저지할 수 있는 대체무기가 개발돼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지뢰 사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약 비준국이 약속대로 대인지뢰를 제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전세계에 약 1억1천만개의 지뢰가 매설돼있고 비축 지뢰도 약 1억개나 되기 때문. 대인지뢰의 가격은 개당 3달러에 불과하지만 지뢰 한개를 제거하는 데는 약 3천달러가 소요되는 것도 커다란 장애다.이때문에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앞으로의 싸움은 조약이 완전하게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