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리우드에선]로맨틱한 배역 서점주인 각광

  • 입력 1999년 3월 4일 19시 37분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서 로맨틱한 배역으로 자주 등장하는 직업을 꼽는다면 아마 서점 주인일게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은 아름다운 사랑의 주인공을 묘사하기에 책으로 둘러싸인 서점의 지적인 분위기가 제격이라고 생각하는 모양.

○…지난해말 국내 개봉된 로맨틱 코미디 ‘유브 갓 메일’. 톰 행크스는 체인을 운영할 정도로 큰 규모의 서점, 멕 라이언은 작고 오래된 어린이 서점 주인을 각각 맡아 티격태격하면서도 결국 사랑을 이뤄냈다.

올 여름 할리우드에서 개봉될 ‘노팅 힐의 서점’에서 주인공 휴 그랜트의 직업은 영국 런던의 여행서적 전문서점 주인. 줄리아 로버츠가 이 서점으로 춤추듯 걸어들어오면서 그의 운명은 바뀌게 된다. 또 한 편의 할리우드 여름 영화 ‘러브 레터’에서 케이트 캡쇼는 주소없는 편지를 받고 그 발신자를 찾아나서는 서점 주인의 역할을 맡았다.

할리우드 영화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개봉된 외국어 영화 가운데 흥행 1위를 차지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로베르토 베니니도 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이탈리아에서 서점을 운영한다.

○…서점주인이 영화속에서 매력적인 직업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최근 발간된 미국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영화제작자들이 책을 읽는 행위를 오락의 세련된 형태로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서점과 카페가 한 곳에 있는 복합공간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독후감을 함께 이야기하는 독서 그룹의 증가도 서점을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분석. 이같은 변화를 눈치빠른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이 놓칠리 없다.

그렇다면 서점 다음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게 될 로맨틱한 장소는? “도서관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 잡지의 관측.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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