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남대문 시장내 의류매장. 일본 시가(滋賀)현에 살고 있는 ‘재일(在日)대한부인회’ 회원 20여명이 한아름씩 옷가지를 안고 지갑을 꺼내 든다. 모처럼의 단체손님을 맞아 흥겨운 상인들은 물건값을 목청껏 불러대지만 고객들은 값을 흥정하려는 모습이 아니다.
재일교포 ‘주부’들이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2의 ‘물산장려운동’에 나섰다. 3·1절에 즈음해 2일 고국을 방문한 이들은 이날 남대문시장과 백화점에서 의류 반찬 토산품 등 1억여원 어치의 국산 물품을 구입했다.‘고국에서의 쇼핑’으로 경제회생도 돕고 사간 물건으로 일본에서 바자도 열어 다른 교포들과 일본인들에게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할 생각이다.
부인회 회장 김명분(金命粉·60)씨는 “우리도 위기에 처한 고국이 새롭게 도약하는 데 힘을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물건을 파는 상인들에게 “힘들더라도 열심히 사세요”라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고 상인들도 “고국을 위해 먼 길을 찾아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화답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