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들은 주룽지(朱鎔基)중국총리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조선(북한) 한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의 선린우호관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북한을 다른 국가들과 함께 묶어 표현한 것이 중북(中北)관계 변화를 공식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표현은 지금까지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조선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며”(96년) “중조(中朝)간의 친선관계를 수호하고”(98년)처럼 대북관계를 별도로 언급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다.
중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전인대 보고에서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주목할 만한 일로 지난해 11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중국방문 때 한중 동반자관계를 설정한 점과도 유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대북관계 재정립은 중국이 최근 들어 자주독립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여러 나라를 한데 묶은 이번 표현이 상당기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과의 실질관계가 북한보다 훨씬 앞서 있기 때문에 현실에 맞지 않은 북한중시 표현을 수정한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대외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북 화해제스처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