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동부 말루쿠주의 종교분쟁은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주도(州都) 암본섬은 인간살육장으로 변했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의 90%가 이슬람교도이지만 암본섬은 기독교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교도간의 충돌로 사망자가 2백명을 넘고 1천명이상이 죽었다는 말까지 나오자 최근에는 군대가 출동했다. 그러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10일에는 군대의 발포로 최소한 3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파문은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산돼 7일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10만여명의 이슬람교도가 ‘지하드(성전)’를 외치며 시가행진을 벌였다. 기독교인들도 지난달 경찰서와 군부대 앞에서 기독교도에 대한 차별행위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최근 재연된 종교갈등의 불씨는 1월19일 버스요금을 내지 않은 이슬람교도 승객과 기독교도 운전사가 벌인 사소한 언쟁이었다.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의 또다른 화약고. 현지에서 의료봉사중인 한 미국인의사는 현재 하루에 50명 이상이 각종 질병과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고 10일 전했다.
동티모르는 포르투갈지배에서 벗어난 지 1년만인 75년 인도네시아에 의해 강제합병됐다. 그후 독립투쟁과정에서 20여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월 인도네시아정부가 동티모르의 독립허용을 시사한 후 주민 사이에서도 독립파와 자치파가 대립하는 등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포르투갈은 유엔 주재아래 동티모르 자치독립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