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용품과 패션이 만날때』…美「장례엑스포」성황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영원한 이별’도 밝은 마음으로 하자는 것인가. 미국에서 이혼이 가장 자유로운 도시라는 네바다주 리노에서 ‘장례 엑스포’가 열렸다. ‘장례’의 어두운 이미지를 벗어던진 기발한 ‘장례 상품’들을 장의업자 1천5백명이 선보였다.

일간지 유에스에이투데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시선을 가장 많이 끌었던 상품은 ‘예술관(棺)’. 고인의 생전 취향에 맞춰 예술적으로 디자인된 관이다.

누런 소포 포장지에 싸인 ‘소포관’도 히트상품. 관뚜껑에 대형우표가 붙어 있고 주소란에는 ‘발신인에게 회송’이라고 쓰여 있다. 고인을 하나님에게 되돌려 보낸다는 뜻. 가격은 2천2백달러(약 2백64만원).

골프광을 위한 제품도 나왔다. 팝송제목 ‘스테어웨이 투 헤븐’을 패러디한 ‘페어웨이 투 헤븐’(천국으로 가는 페어웨이·페어웨이는 골프코스중 잔디가 잘 손질된 곳)을 새겨 넣은 관이다.

‘우주장례 패키지’는 벤처상품. 화장(火葬)한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했다가 우주에 뿌리는 것. 비용은 5천달러(약 6백만원). 2001년에는 태양계 밖으로 유골을 뿌리는 신상품도 나온다. 미국에서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기 시작하는 평균 연령은 70세. 그러나 우주장례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38세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죽음이나 장례는 더이상 금기주제가 아니라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