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총리는 만찬사에서 서로를 ‘각하’라고 호칭하며 깍듯한 예우를 갖췄다.
김총리는 “일찍이 각하께서 ‘시대가 누구를 필요로 하느냐는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지 사람의 지혜로는 미칠 수 없는 것’이라고 하신 말씀에 가슴 깊이 공감하는 바가 있었다”며 오부치총리의 정치어록을 인용. 오부치총리도 답사에서 김총리가 즐겨쓰는 ‘온고지신(溫故知新)’ 등의 고사성어를 들어 친근감을 표시.
만찬사가 끝난 후 김총리는 “오부치 총리가 다음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로 재선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므로 미리 박수를 보내자”며 박수를 유도.
○…화기애애한 만찬 분위기는 가수 하춘화씨의 축하공연이 진행되면서 고조.
하씨가 국내가요인 ‘만남’을 부르자 양국총리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은 손을 맞잡고 몸을 흔들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특히 오부치총리는 가수 하씨가 일본 엔카(演歌) ‘미나토 마치 주산 반지’(항도13번지)를 부르면서 마이크를 갖다 대자 마지막 한소절을 따라 부르는 등 매우 흡족한 표정.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