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주식투자자인 미국의 워렌 버펫이 최근 그가 운영하는 지주회사 ‘버크셔 해더웨이’의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 타임 등은 일제히 이 편지를 주요 기사로 게재했다. 그만큼 관심을 끌었다. 주식 투자의 황제인 버펫이 실수를 인정하다니.
버펫은 이 편지에서 “작년에 맥도널드 주식을 처분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맥도널드 주가는 작년 한해동안 60% 올랐으나 버펫이 미리 파는 바람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버펫은 또 성급하게 씨티그룹 주식을 처분하는 실수도 저질렀다.
이런 실수에도 불구하고 버크셔 해더웨이의 작년 실적은 눈부시다. 주식투자가 주업무인 이 회사는 97년 보다 48.3% 늘어난 2백59억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버펫은 만족하지 않는다. 이 정도는 증시 활황으로 남들도 올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자평이다. 다우존스지수가 10% 상승할 때 36%의 수익률을 거둔 96년도 기록에 비해서는 올해는 성과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초라하기 때문일 것이다.
10대 초반 단돈 1천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한 버펫은 주식 투자만으로 작년 9월 현재 2백94억달러의 재산을 모았다.
그의 투자기법은 철저하게 기업이 가진 내재가치에 주목하는 것이다. 정크본드 바람이 거세게 불던 80년대에도 그는 정크본드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코카콜라 질레트 등 내재가치가 높은 주식만 골라서 사들여 엄청난 수익을 거뒀다.
주식 투자자인 버펫은 스포츠 스타인 마이클 조던만큼 많지는 않지만 열광적인 팬을 거느리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7천∼1만명의 극성 팬들이 우상인 버펫을 보기 위해 버크셔 해더웨이 주총이 열리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몰려든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