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인촌강좌 강연]오부치 특유의 유머감각 선봬

  • 입력 1999년 3월 21일 19시 44분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고려대에서 강연과 선물증정식이 끝난 뒤 마이크를 다시 잡고 10여분 동안 특유의 유머감각을 선보였다.

오부치 총리는 “나는 아주 성실한 정치인과 유머리스트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강연에서는 유머리스트의 측면을 보여주지 못해 유감스러웠다”며 “유머리스트의 측면을 보여줄 기회를 달라”고 자청하고 나섰다.

그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와세다대 출신의 한 일본인이 ‘결혼한다면 한국여성과 하라’는 책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개한 뒤 “그런데 나는 늘 우리집 사람이 옆에 있어 기회를 갖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일본에서는 와세다대 출신 총리가 네명 배출됐다”며 “고려대출신이 한국의 최고 책임자가 돼 일본을 방문한다면 내가 와세다대에 직접 모시고 가 안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뿐만 아니라 밖에서 항의 시위 중인 분들이 만약 일본으로 이민올 기회가 있다면 본인의 선거구로 와줬으면 좋겠다”며 “선거구민이 된다면 항의 내용을 모두 잘 받아들여 나를 지지토록 하겠다”고 말해 노련한 정치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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