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본 세상]美 산수교과서 「상품광고」논란

  • 입력 1999년 3월 22일 19시 08분


미국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한 대기업의 유명제품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지는 21일 이같은 논란의 대표적인 경우로 맥그로힐 출판사의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수학:응용과 연결’을 들었다. 이 책에는 “윌은 68.25달러짜리 나이키 신발을 사려고 한다. 주당 3.25달러씩 저축을 한다면 몇주 만에 살 수 있을까?”라는 문제와 함께 나이키 신발의 컬러사진이 실려 있다. 또 내비스코사의 오리오 쿠키를 예로 들며 “오리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쿠키로 지름은 4.4㎝다. 쿠키를 잘라 지름을 표시해보자”라는 문제도 있다. 바비인형 버거킹햄버거 등 다른 제품도 등장한다.

출판사는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등장시켰을 뿐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거나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와 교육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수학을 공부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상업주의를 배우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89년 ‘채널 원’이 시사 프로그램과 광고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조건으로 학교에 TV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학교교육이 광고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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