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대통령「마피아와 전쟁」선언…콜레오네 마을 방문

  • 입력 1999년 3월 22일 19시 28분


오스카르 스칼파로 이탈리아 대통령이 세계 마피아의 본산에서 반(反)마피아 투쟁을 선언했다. 스칼파로대통령은 21일 마피아 본거지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콜레오네 마을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직범죄 분쇄결의대회’에 참석해 마피아척결을 선언했다.

영국 BBC방송의 인터넷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반세기 동안 마피아에 살해된 4백명의 이름이 낭독되면서 시작됐다. 스칼파로대통령은 “누구도 법을 거역할 수 없다”며 “법을 어기는 것은 국가에 대한 도전”이라고 못박았다.

대회가 끝난 뒤 스칼파로대통령은 각료 검찰간부 등과 함께 광장근처 별장에서 마피아 보스들의 재산을 압수해 사회에 환원시키는 3년 시한부 법령 제정 등을 논의했다.

스칼파로대통령의 콜레오네 방문은 이탈리아 정부의 마피아척결이 새 국면을 맞았음을 상징한다. 콜레오네는 마피아 경력 25년, 마피아 통치 10년이라는 ‘보스 중의 보스’ 토토 리나(일명 짐승)의 출생지. 영화 ‘대부’의 돈 콜레오네 가문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13일 리나 등 18명의 마피아 핵심들을 검사 살해혐의로 종신형 등 중형에 처했다. 리나는 지금까지 종신형 10번을 선고받았다. 스칼파로대통령이 들렀던 별장도 리나 소유였으나 지금은 학교로 쓰인다. 최근에는 러시아 갱두목 ‘캐니벌(식인종)’이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체포됐다. 1월에는 시칠리아 비토리아에서 보스 없는 마피아들끼리 충돌해 5명이 숨졌다.

안젤로 카포디카사 시칠리아 지사는 “어제까지 시칠리는 마피아의 아성이었다. 그러나 오늘부터 반(反)‘마피아’ 전선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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