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은 이날 오후 4시경 홍씨의 아들 원명씨(22)를 석방했으나 원명씨는 “부모님과 함께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씨 일가가 한국에 오게 될지는 불투명해졌으며 오게 되더라도 그 시기가 상당히 늦어지게 됐다. 홍씨 일가의 향후 거취와는 별도로 북한과 태국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으며 태국주재 북한대사관은 사실상 업무마비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측은 9일 이후 억류해왔던 원명씨를 석방해 대사관 승용차 편으로 태국 외무부에 보냈다.
원명씨는 태국 외무부에 도착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부모님을 설득해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히고 “부모님이 동의하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북한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부모님이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조국(북한)을 배반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말하고 “부모님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북한인민들이 인정한다면 조국은 부모님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원명씨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측이 그동안 원명씨에게 북한에 남아 있는 원명씨 형의 신변안전 등을 들어 회유했거나 협박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방콕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원명씨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태국 외무부 이민국 관계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부모가 머무르고 있는 이민국 보호센터로 가서 부모와 만났다.
이에 앞서 수린 피추완 태국 외무장관은 홍씨 일가 납치에 관련된 북한 외교관 추방령에 대해 “외무부는 심사숙고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고 “우리는 상황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대변인은 북한외교관 추방조치에 대해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권기태기자·방콕AFPAP연합〉kkt@donga.com